728x90
반응형

 

초보식집사 식물키우기 열 두 번째 시간입니다. 이번 시간에는 눈에 보이는 저의 책상 위의 녹색 식물들을 통해서 만나는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분명 존재하는 저의 마음정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 보려고 합니다.

 

 

 

마음정원
마음정원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제 마음정원의 상태가 저의 책상 위의 녹색 식물을 통해서 고스란히 반영되더라는 것입니다.

 

 

 

제 주위에서 자라고 있는 식물들을 지켜보면서 배우게 된 것입니다. 

 

제 마음이 평안하면 저는 누가 시키지 않아도 규칙적인 생활을 합니다. 그리고 제 주변을 잘 돌봅니다. 제 책상 위의 녹색식물들도 파릇파릇합니다. 

 

그런데, 뭔가에 쫓기면서 마음이 분주해지면 어느새 제 생활의 리듬은 깨어집니다. 저의 상태를 금세 눈치챈 저의 반려식물들이 생기를 잃고 축 쳐지기 시작합니다. 숨길 수 없습니다. 영락없이 저의 내면이 책상 위의 반려식물에게 투영됩니다.

 

처음에는 이런 변화를 전혀 눈치채지 못했습니다. 저를 둘러싼 문제에 신경을 쓴다고 저의 영혼, 마음, 감정을 살펴볼 여유도 없었으며, 당연히 제 주변을 돌아볼 시간이 없었거든요.

 

 

그러면서 여러 명의 녹색 친구들과 이별을 했었습니다.

그들이 왜 시들어 버렸는지,

왜 저의 곁을 떠나는지,

그 원인을 전혀 알지 못했습니다.

그냥 기계적으로, 물을 적게 줬나 보네, 햇빛이 좀 더 필요했었나 보네, 등등

그렇게 마음이 메말라 버린 체로 지나쳐 갔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때마다 노란색 꽃미소로 저를 찾아와 주던 베고니아가 바싹 말라 있는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언제부터 이렇게 된 것인지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오렌지꽃 베고니아
오렌지꽃 베고니아

 

 

분명히 제 눈 앞에서 천천히 메말라 가고 있었을 텐데, 저는 그것을 분명히 보았을 텐데, 오렌지 꽃을 피워주던 베고니아가 이렇게 되기까지, 그것이 제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입니다.

 

마음이 없는 상태로, 핑계를 찾자면, 쉼없이 밀려오는 일 때문에, 스트레스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었다 하면서 지나갔을 것인데, 그날은 그렇게 지나갈 수 없었습니다.

 

마음이 있다면, 사람이 가져야 할 마음과 온기가 있다면, 이럴 수는 없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에 한참동안 말라서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베고니아를 보면서 상념에 빠져들었습니다.

 

 

 

베고니아가 그렇게 말라가는 동안,

베고니아에게만 무심했을까...

아니겠지요.

제 주변의 사람들을 베고니아를 대하듯이 대했겠지요.

없는 식물 대하듯이, 없는 사람 대하듯 그렇게 지나쳐 갔을지도 모릅니다.

 

 

 

한참을 보다가 말라 비틀어져 형체를 알아보기 힘든 베고니아의 시체를 치우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 화분 그대로 책상 위에 두고는 가까이에서 지내던 선배 식집사에게 도움을 청했습니다.

그리고 목베고니아 엔젤윙 잎 하나 붙어 있는 가지를 얻어왔습니다.

물꽂이를 했습니다.

베고니아 엔젤윙
베고니아 엔젤윙

 

 

한달 정도 물꽂이로 뿌리가 내리기를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제게 마음정원을 생각하게 만든 그 화분에 목베고니아 엔젤윙을 심었습니다.          

그때부터 제 눈에 보이는 녹색 식물을 통해서 제 마음정원을 보는 법을 배우고 있습니다.

베고니아 엔젤윙

 

저에게 녹색 식물을 돌보는 것은 제 마음정원을 돌아보는 것과 같습니다.

지금보다 조금 더 경제적 여유가 생기면 작은 정원을 만들고 싶습니다. 

정원 안으로 걸어 들어가면 저의 내면의 세계로 들어가는 것 같은 기분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2021년보다는 2022년 제 마음정원이 조금 더 싱그럽고 푸르름으로 충만하기를 소망해 봅니다.

 

여러분들의 마음정원에도 녹색 생명으로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

 

반응형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네이버 밴드에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