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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 아침
어김없이 하루가 시작됐다. 눈을 뜨자마자 익숙한 일상 속으로 몸을 던졌다. 가족들과 간단히 인사를 나누고, 언제나처럼 집을 나섰다. 오늘도 내가 책임져야 할 도로 위의 사람들. 버스 운전사로서의 하루가 시작된 것이다.
출발과 동시에, 마을 구석구석을 돌며 사람들을 태웠다. 정류장에서 기다리던 승객들이 하나둘씩 자리에 앉고, 버스는 차분하게 도로를 누볐다. 작은 마을을 지나 드넓은 도로에 접어들자, 세상은 한층 더 넓어 보였다.
끔직한 사고
그러나 그 순간이었다. 저 멀리 신호등이 보였다. 붉은 불빛이 점점 가까워졌다. 부드럽게 브레이크를 밟으며 속도를 줄이는데—
쾅!!!
앞차가 갑자기 멈춰섰다. 반사적으로 브레이크를 힘껏 밟았지만, 이미 너무 늦었다. 버스는 앞차를 그대로 들이받았고, 거대한 충격이 버스를 통째로 집어삼켰다!
그런데, 그게 끝이 아니었다.
버스가 한 바퀴를 돌았다.
공기가 뒤섞였고, 풍경이 뒤집어졌다. 나는 한순간 중력을 잃었다.
공중에 던져졌다.
차와 충돌하는 순간, 나는 창문을 뚫고 밖으로 튕겨나갔다.
시간이 느려졌다. 나는 허공을 떠돌며 무력하게 날아갔다. 도로 위로, 차들이 질주하는 세상 속으로.
그리고—
쿵!
어둠.
병원 응급실
눈을 떴을 때, 세상은 온통 새하얀 빛으로 가득 차 있었다. 희미한 소음들. 귓가를 맴도는 기계음. 어디선가 들려오는 사람들의 목소리.
병원이었다.
나는 순간적으로 몸을 일으키려 했지만, 온몸이 무거웠다. 그리고 문득 떠오른 생각.
핸드폰…!
서둘러 찾았다. 내 상황을 알려야 했다. 도움을 받아야 했다. 그런데—
"내가 연락할 사람이… 없다고?"
숨이 턱 막혔다.
더욱이…
보험도 없었다
순간 심장이 내려앉았다.
절망감이 밀려왔다. 누구에게 연락해야 할지 몰랐다. 어떤 번호를 눌러야 할지조차 머릿속이 새하얗게 변했다. 핸드폰을 쥔 손이 떨렸다.
그때, 갑자기 다리에 격렬한 통증이 퍼졌다.
쥐가 났다
온몸이 경직되며 극심한 고통이 다리를 휘감았다.
그 순간, 나는 비명을 지르며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눈을 떴다.
현실이었다
다리는 여전히 쑤시고 있었지만, 더 이상 병원의 차가운 침대 위가 아니었다. 침실, 그리고 익숙한 천장이 나를 맞이했다.
그제야 깨달았다.
모든 것이 꿈이었다.
하지만 심장은 여전히 거칠게 뛰고 있었다. 너무나도 생생했던 그 순간들.
마치…
진짜였던 것처럼.
왜 이런 꿈을 꾼 것일까?